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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아픈 아이 1인에게 도움된다면...” 특수분유 '앱솔루트'에 숨은 비밀
  • 문성준
  • 기사등록 2022-09-26 15: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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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연구소=문성준 기자] “내 아이가 선천성 대사이상 치료를 받고 곧 퇴원하는데 인(燐) 수치가 높아 엘피 분유(특수 분유)를 먹어야 한다고 하네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회원 300만명을 보유한 어느 맘카페에 한 부모의 다급한 질문이 올라왔다. 선천성 대사에 이상을 가진 자신의 아이에게 꼭 필요한 특수 분유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선천성 대사이상(代謝異常)이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채내에 대사가 안되는 특정 아미노산을 갖고 있어 구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식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운동발달장애, 성장장애, 뇌세포손상을 겪는다. 이 질환을 가진 아이가 정상적인 성장을 하려면 체내에서 대사하지 못하는 특정 아미노산을 제거한 특수 유아식을 해야 한다.  

그러자 이 맘카페의 주렁주렁 댓글에 한결같이 올라온 추천 제품은 딱 한 가지. 바로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엘피 분유다. 국내에서 특수 분유를 만드는 기업이 매일유업 뿐이기 때문이다. 

엘피 분유는 시장이 작아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할 수록 적자가 쌓인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이 분유를 생산해오고 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일반 분유 못 먹는 환아(患兒) 위해 개발… 공익 우선

매일유업의 특수분유 생산은 고(故) 김복용(1920~2006) 창업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복용 회장은 함경남도 이원 태생으로 단신 월남해 1969년 49세에 한국낙농공사(현 매일유업)에 투자하면서 지금의 매일유업을 일구었다. 

김복용 회장은 우연히 한 대학병원에서 선천성 대사에 장애를 가진 환아(患兒)들이 분유를 잘 먹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 김 회장은 “단 한 명의 아이도 건강한 삶에서 소외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특수분유 생산을 제안한 것이다. 이에 매일유업 개발팀은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 유아식 8종 12개 제품을 개발했고 시장에 선보였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은 국민 5만 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희귀병으로, 태어날때부터 대사 경로를 담당하는 효소가 결핍돼 환아들은 모유를 포함해 일반 제품을 제대로 먹기 어렵다. 그렇지만 시장이 협소해 세계적으로도 대사 이상 질환용 특수 분유를 제조하는 기업은 극소수이고, 국내에서는 매일유업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생각하면 만들 수 없다. 맞춤혐으로 생산해야 하다 보니 장비를 별도로 구비해야 하고, 일반 분유보다 약 20여가지 원료가 더 필요하다.

경기 평택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선천성 대사 이상용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특수 분유는 소량이어서 제품이 들어간 캔 패키지에는 포장 단계에서 일일이 라벨을 붙인다. [사진=매일유업] 

김복용 회장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일부 임직원들의 반대 의견도 있었다. 그렇지만 김 회장은 "사업에서는 이윤 창출이 중요하지만 국민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인 부분도 있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매일유업의 앱솔루트는 선천성 대사 이상 환아 가정에는 ‘한 줄기 빛’과 같다.  

◆지역보건소 신청, 개인 구매 두 가지 방식

현재 매일유업의 특수 분유는 소리소문없이 알려져 있다. 맘카페에 올라오는 글을 살펴보면 “선천성 대사 이상이 희귀 특수질환이라는 이유로 잘 생산되지 않아 고가의 수입 제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데, 매일유업이 특수분유를 생산해 감사하다"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매일유업의 분유식 브랜드 ‘앱솔루트’의 특수분유 제품군.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의 앱솔루트를 이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환아 부모가 지역 보건소 신청하면 보건소, 인협을 거쳐 매일유업이 환아 가정에 배송하는 방식이 있다. 이 경우 제품 값은 인협에서 매일유업으로 결재한다. 원가로 공급하지는 않지만 수입제품 대비 2분의 1 이상 저렴하다. 생산라인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매일유업 입장에서는 손실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개인 구매가 있다. 개인이 앱솔루트를 섭취하다가 부족해지면 20세 이상 환아가 매일유업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정부의 직접적인 제품 지원은 만 20세까지이다.  

매일유업은 최근 연구개발을 거쳐 앱솔루트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 2017년 4세 이상 환아를 위한 2단계 제품 2종을 추가 개발해 환아들이 과잉 섭취로 소화불량을 앓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아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진행됐다.  

◆가족성장캠프 등 사회환원으로 이어져

선대 회장의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대한 유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김선희 대표이사는 최근 효소계 장애인 페닐케톤뇨증(PhenylKetonUria) 환아를 둔 가정과 함께하는 가족성장캠프를 진행했다. 지난 7월 코로나19로 약 2년만에 열린 PKU 가족행사에는 140여명의 환아와 가족들이 참여했다. 선천성 대사 환아뿐 아니라 소외되기 쉬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매년 약 130명씩 15년간 분유를 전달하는 후원 사업을 해왔다. 

김선희(오른쪽) 매일유업 대표가 2020년 6월 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에서 호용한 서울 옥수중앙교회 목사에게 ‘소화가 잘되는 우유’ 캠페인으로 모은 기부금 3억원을 전달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매일유업]

또, 독거 노인분들에게 우유 배달을 하며 안부를 묻는 ‘우유 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매출액의 1%를 기부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소외 노인 문제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해당 캠페인은 많은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지난 6월에는 발달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와 함께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보였다. 매일유업과 베어베터는 2020년부터 발달장애인을 위한 셰프학교를 후원하고 있다. 

고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 회장.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 1999년 시작한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제조를 20년 이상 지속한 것처럼, 1%의 약속을 통해 우유안부 후원 활동도 앞으로 오랜 기간 함께 하는 대표적 사회참여활동이 될 것”이라며 “고독사를 예방하고 어르신께 안부를 전하는 활동이 작은 단체에서 시작해 지자체, 기업 그리고 고객이 함께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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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980: 매일유업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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