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중치의 미학, 그 아름다움과 눈부심에 대하여(윤진기 교수의 경제와 숫자 이야기)
  • 윤진기 교수
  • 기사등록 2018-08-09 14:12:41
  • 업데이트 2024-02-12 20:44:03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구글 선호 출처로 추가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가중치의 미학, 그 아름다움과 눈부심에 대하여 

 

가중치(Weight)라는 용어는 인간의 삶을 숫자로 표현하는 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사용된다. 가중치는 전체 집단에서 개별 구성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중요도를 수치로 나타낸 값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하는 경우와 같이, 비중을 달리하는 여러 품목의 평균을 산출할 때, 단순한 산술평균으로는 합리적인 수치를 뽑을 수 없으므로 비중에 따라 각 개별품목에 알맞은 중요도를 결정하고 이를 적용해 평균값을 얻게 된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중치를 제거하고 계산하여 사용한다면 엉터리 물가지수 때문에 당장 경제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세상은 상당부분 가중치에 의해서 지탱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중치를 잘 이용하여 흥하기도 하고 잘 이용하지 못하여 망하기도 한다. 

 

최근에 출판된 책 중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쓴 「원칙(PRINCIPLES)」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침실이 두 개 있는 아파트에서 사업(선물헤지 업무에 대한 자문)을 시작해서 직원 1,500명이 일하는 세계 최고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헤지펀드 회사 브릿지워터(Bridgewater Associates)를 운영하고 있는 레이 달리오가 그 동안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한 인생의 원칙과 일의 원칙을 정리한 것이다.

 

 ìì¹ PRINCIPLES

 

브릿지워터는 의사결정에 사용하는 신뢰도 가중치(believability weighting)라는 개념과 이를 자동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신뢰도 가중치 개념은 능력이 부족한 의사결정권자보다 능력이 있는 의사결정권자들의 생각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는 단순한 상식에 기초하고 있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가장 높은 가중치가 부여되는) 의견은 논의되었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결론을 뒷받침하는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증명한 사람들의 의견이다.(레이 달리오 저, 고영태 역, 원칙, 한빛비즈(주), 2018, 487면) 그래서 브릿워터의 의사결정은 난해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추적하는데 대부분 적중하여 돈 많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뢰도 가중치가 아름다운 것은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극단적으로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브릿지워터가 만들었고, 신뢰도 차이를 인정하는 열린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워터는 신뢰도 가중치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한 덕분에 짧은 기간에 세계 최고의(헤지펀드 역사상 최고로 돈을 많이 번) 헤지펀드 회사가 될 수 있었다. 가중치의 결과가 눈부시다. 

 

반면에 신뢰도 가중치를 완전히 무시하여 어두운 역사를 가진 곳도 있다. 평등의 가치를 추구했던 사회주의 중국이 개방되기 전에는 동일하게 칼을 사용하여 노동을 하는 칼잡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발소의 면도사와 심장수술 전문의가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는 자조적인 우스개가 있었다. 지적 노동을 하는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방 후에 지식의 난이도와 깊이에 따라 비싼 급여를 약속하고 교수를 초빙하는 관행이 생기면서 중국 사회의 지식 경쟁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가중치가 사회를 활기차게 하고 있다. 

 

국가나 조직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신뢰도 가중치가 제거되는 현상이 존재한다면 문제다.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온 것을 여러 차례 증명한 사람들이 결정을 해야 할 사항들을 여론몰이나 인터넷 클릭 수로 결정하도록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만약 브릿지워터가 신뢰도 가중치 대신에 가중치를 제거한 산술평균적 다수나 인터넷 클릭수로 의사를 결정하는 수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고객들의 돈을 모두 날려버리고 그 자신도 파산해서 역사 속으로 사려져 버렸을 것이다. 가중치가 가지는 아름다움과 그 눈부심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것은 조직이나 개인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sunhwa771@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버핏 리포트] 대한항공, 고운임 안착에 아시아나 턴어라운드...목표가↑ - KB KB증권은 대한항공(003490)에 대해 여객 및 화물 운임의 구조적 상승과 종속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손익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2000원으로 5.0% 상향 조정했다. 9월 22일 기준 대한항공의 주가 상승여력은 33.8%다.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 관광 선호도가 높아지..
  2. [원자재] 인도네시아 니켈 감산... 그럼에도 값은 1만6410달러로 하락 세계 1위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가 2026년 생산쿼터를 대폭 줄였지만 공급조절 효과는 제한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 쿼터가 추가 배정된 데다 광석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거래소 재고까지 쌓이면서 니켈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인도네시아 당국은 2026년 니켈 광석 생산쿼터를 2억5000만~2억6000만톤으로 책정했다. 전년 3억7900...
  3. [버핏 리포트] 포스코퓨처엠, SK온과 LFP 양극재 수주 계약... 연평균 양극재 판매량 29.5%↑ – DS DS증권은 23일 포스코퓨처엠(003670)에 대해 SK온과 LFP 양극재 수주 계약을 맺어 연평균 양극재 판매량이 전년대비 29.5% 증가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9만원을 유지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전일 종가는 18만4200원이다.최태용 DS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2일 SK온과 내년부터 2029년까지 1조742억원의 LF...
  4. [버핏 리포트] 삼성전기, CPU 아래엔 ABF·옆엔 MLCC...에이전틱 AI 확산 '동시 수혜' - 메리츠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009150)에 대해 AI 확산에 따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 기판 수요 증가로 가파른 이익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는 기존 대비 상향한 220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전기의 전일 종가는 148만6000원이다.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3..
  5. [버핏 리포트] 삼성물산, 하이테크 중심 건설부문 실적 개선...'삼성전자 배당'향 주주환원 기대 - SK SK증권은 삼성물산(028260)에 대해 하이테크 중심의 건설부문 실적 개선과 삼성전자 배당 확대에 따른 주주환원 증가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5만원을 유지했다. 삼성물산의 전일 종가는 36만7000원이다.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올해 매출액은 4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예상한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