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이직하라. 김호종 지음. 시대에듀 펴냄. 2014년 10월. 부제 : 신입사원 취업비법부터 10년차 경력직 이직 전략까지
- 작가 존 블룸버그의 <카르페 디엠>(원제 Silent alarm : A parable of hope for busy professionals>은 고용 사회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날 아침, 수전은 침대밑을 더듬거리며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 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벽 쪽으로 누운 남편 잭이 이불 속에서 살짝 몸을 뒤척이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수전은 잠시 남편의 등을 잔잔하게 손바닥으로 쓸어 내렸다. 온종일 일에 파묻혀 지내다가 파김치가 돼 돌아온 남편에게 유일한 휴식은 단 몇 몇시간의 잠 뿐이었다.
수전은 남편의 여윈 등을 뒤에서 가만히 껴안았다. 잭의 깊은 안식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잭의 꿈나라를 오직 잭만이 갈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수전은 왠지 마음이 시렸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른 후 수전은 남편의 뺨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 침대에서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거실 창문으로 일요일 새벽 희미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수전은 가스 레인지 위에 커피 주전자를 올렸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신 후 잭의 늦은 아침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침실 문이 열리며 잭이 허둥지둥 달려 나왔다. 그는 곧장 욕실로 향하는가 싶더니 3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나와 침실로 들어갔다. 수전은 우두커니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잭이 다시 침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 그의 손에는 서류 가방과 넥타이가 들려 있었다. 잭은 넥타이를 아무렇게나 목에 건 후 넋을 잃고 서 있는 수전에게 키스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현관으로 달려갔다.
"여보... 오늘은 일요일인데..."
그렇지만 이미 잭은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간 뒤였다. 잠시 후 잭의 자동차 시동 거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동차 소음은 점점 희미해졌다.
수전의 등 뒤에서 커피 주전자가 달그락 하면서 물 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잭은 기찻길 건널목 앞에 차를 세웠다. 그는 넥타이를 매면서 힐끗 시계를 쳐다 보았다.
오전 6시 6분.
잠에서 깨어 자동차를 몰고 나올 때까지 정확히 8분이 걸렸다. 그의 머리칼에서는 여전히 물비늘이 반짝거렸다. 잭은 룸미러를 통해 자신의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매일 아침 6시 15분에는 화물 열차가 지나간다. 아직 여유가 있었다. 시간은 충분했다.
귀여운 세 자녀. 아름다움 아내, 잘 나가는 직장과 멋진 집을 갖고 있는 잭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기찻길을 살폈다. 화물 열차는 예상대로 아직 보이지 않았다. 잭은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차를 천천히 전진 시키며 건널목을 가로 지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3년만 더 기찻길을 건너면 더는 새벽 출근과 야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승진할 터였다. 그날이 올 때까지 조금만 더 바쁘게 살자고 잭은 습관처럼 다짐하면서 라디오 스위치를 켰다.
"일요일 아침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뭐? 일요일?"
그때 20톤 짜리 강철 덩어리가 오른쪽에서 잭의 차를 덮쳤다."
- 워커홀릭은 주인공 잭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항상 일에 매달려 산다. 어느 일요일 아침 잭은 일요일이라는 사실도 깜빡 잊고서 허둥대며 출근을 하다가 기찻길 건널목에서 어처구니없는 부주의로 열차 사고를 당한다.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지지만 다시 걷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서 절망하는데, 이런 불행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아가면서 삶의 방식을 바꿔 나간다는 줄거리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산업 자본주의 시대의 자화상이라고 할법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잭에게서 동정심과 연민을 느끼는 것은 나 뿐 만은 아닐 것이다.
산업 자본주의 시대에는 대학이라는 간판을 얻기 위해 쫓기는 삶을 살게 되고, 또 그간의 살아온 삶의 관성에 의해 쫓기듯이 직업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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