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밑줄긋기] 카르페 디엠 『지금 당장 이직하라』
  • 이민주
  • 등록 2017-08-05 10:55:25
  • 수정 2024-02-18 20:12:01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지금 당장 이직하라. 김호종 지음. 시대에듀 펴냄. 2014년 10월. 부제 : 신입사원 취업비법부터 10년차 경력직 이직 전략까지 


지금 당장 이직하라. [이미지=예스24]

- 작가 존 블룸버그의 <카르페 디엠>(원제 Silent alarm : A parable of hope for busy professionals>은 고용 사회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날 아침, 수전은 침대밑을 더듬거리며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 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벽 쪽으로 누운 남편 잭이 이불 속에서 살짝 몸을 뒤척이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수전은 잠시 남편의 등을 잔잔하게 손바닥으로 쓸어 내렸다. 온종일 일에 파묻혀 지내다가 파김치가 돼 돌아온 남편에게 유일한 휴식은 단 몇 몇시간의 잠 뿐이었다.


수전은 남편의 여윈 등을 뒤에서 가만히 껴안았다. 잭의 깊은 안식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잭의 꿈나라를 오직 잭만이 갈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수전은 왠지 마음이 시렸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른 후 수전은 남편의 뺨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 침대에서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거실 창문으로 일요일 새벽 희미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수전은 가스 레인지 위에 커피 주전자를 올렸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신 후 잭의 늦은 아침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침실 문이 열리며 잭이 허둥지둥 달려 나왔다. 그는 곧장 욕실로 향하는가 싶더니 3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나와 침실로 들어갔다. 수전은 우두커니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잭이 다시 침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 그의 손에는 서류 가방과 넥타이가 들려 있었다. 잭은 넥타이를 아무렇게나 목에 건 후 넋을 잃고 서 있는 수전에게 키스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현관으로 달려갔다.


"여보... 오늘은 일요일인데..."


그렇지만 이미 잭은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간 뒤였다. 잠시 후 잭의 자동차 시동 거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동차 소음은 점점 희미해졌다.


수전의 등 뒤에서 커피 주전자가 달그락 하면서 물 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잭은 기찻길 건널목 앞에 차를 세웠다. 그는 넥타이를 매면서 힐끗 시계를 쳐다 보았다.
오전 6시 6분.


잠에서 깨어 자동차를 몰고 나올 때까지 정확히 8분이 걸렸다. 그의 머리칼에서는 여전히 물비늘이 반짝거렸다. 잭은 룸미러를 통해 자신의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매일 아침 6시 15분에는 화물 열차가 지나간다. 아직 여유가 있었다. 시간은 충분했다.


귀여운 세 자녀. 아름다움 아내, 잘 나가는 직장과 멋진 집을 갖고 있는 잭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기찻길을 살폈다. 화물 열차는 예상대로 아직 보이지 않았다. 잭은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차를 천천히 전진 시키며 건널목을 가로 지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3년만 더 기찻길을 건너면 더는 새벽 출근과 야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승진할 터였다. 그날이 올 때까지 조금만 더 바쁘게 살자고 잭은 습관처럼 다짐하면서 라디오 스위치를 켰다.


"일요일 아침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뭐? 일요일?"
그때 20톤 짜리 강철 덩어리가 오른쪽에서 잭의 차를 덮쳤다."


- 워커홀릭은 주인공 잭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항상 일에 매달려 산다. 어느 일요일 아침 잭은 일요일이라는 사실도 깜빡 잊고서 허둥대며 출근을 하다가 기찻길 건널목에서 어처구니없는 부주의로 열차 사고를 당한다.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지지만 다시 걷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서 절망하는데, 이런 불행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아가면서 삶의 방식을 바꿔 나간다는 줄거리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산업 자본주의 시대의 자화상이라고 할법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잭에게서 동정심과 연민을 느끼는 것은 나 뿐 만은 아닐 것이다.


산업 자본주의 시대에는 대학이라는 간판을 얻기 위해 쫓기는 삶을 살게 되고, 또 그간의 살아온 삶의 관성에 의해 쫓기듯이 직업을 선택한다.

sunhwa771@naver.com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주식투자 조기교육 필요할까?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주식투자’는 공공연한 금기어가 되어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식들에게 주식투자 공부를 시키자고 하면 대부분 집안 망한다고 손사래를 친다. 눈치없이 자꾸 이야기를 하면 기피인물이 되어 연락조차 뜸해진다. 대학에서 정식으로 주식투자 공부 좀 가르치자고 하면 대체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객장에 앉...
  2. [버핏 리포트]삼성SDI, 완성차社 폼팩터 다각화 & 사업부 매각 통한 이익률 개선에 주목-대신 대신증권이 11일 삼성SDI(006400)에 대해 소형전지에서의 부진은 중대형 전지에서 일부 상쇄될 전망이며 편광필름 사업부 매각에 따른 영업 이익률 개선과 완성차 업체의 폼팩터 확장 계획에 주목해야 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4만원을 유지했다. 삼성SDI의 전일 종가는 36만9500원이다.최태용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3..
  3. 에스텍, 전자장비와기기주 저PER 1위... 3.22배 에스텍(대표이사 강은순. 069510)이 10월 전자장비와기기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스텍은 10월 전자장비와기기주 PER 3.22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삼지전자(037460)(2.88), 이어 백금T&A(046310)(3.54), 현우산업(092300)(4.21), 슈프리마에이치큐(094840)(4.51)가 뒤를 이었다.에스텍은 지난 2분기 매출액 1235억원, 영업이익 158억원...
  4. [버핏 리포트] HDC현산, 3분기 실적↓...광운대 역세권 사업으로 턴어라운드 전망-KB KB증권은 4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대해 3분기에는 수익성이 악화되며 당장의 실적은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지만, 4분기 광운대 역세권 사업은 회사 이익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3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일 종가는 2만1600원이다.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 3분기 HDC...
  5. [버핏 리포트] CJ제일제당,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 개선 기대-신한투자 신한투자증권이 11일 CJ제일제당(097950)에 대해 상반기 급격한 주가 상승 후 조정 국면이나 이를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고, 4분기에는 주요 플랫폼 거래 재개에 따른 국내 가공식품 판매량 회복 전환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고, 목표 주가는 기존 46만원을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의 전일 종가는 28만7000원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